게임 좀 한다하는 사람들은 다들 가슴 속 깊숙한 곳에 하나씩 3000원 쯤은 아니 최고의 게임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누군가 네가 생각하는 최고의 게임은 뭐야? 라고 묻는다면 다들 5~10분은 음.. 하면서 고민하다가 어렵게 말을 꺼내고는 하는데 난 누가 물어도 항상 1초도 고민하지 않고 대답한다. 내 인생 최고의 게임은 LBA2 였다고 말이다.

게임 내 등장하는 케릭터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LBA2는 Little Big Adventure2 의 약자이다. 이 게임은 LBA2 또는 Twinsen's Odyssey 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2라는 것에서 알 수 있겠지만 이 게임은 사실 LBA1 또는 Relentless 라는 게임의 후속작이다. 우선 LBA2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앞서 LBA1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 해보겠다. 사실 LBA1은 아직도 골수팬이 있다. 심지어 원래 LBA1이 윈도우 xp에서 돌아가지 않는데 윈도우에서 돌아가는 패치도 유저들이 따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내가 처음 LBA1을 접한 것은 우연히 게임잡지 같은 곳에서 부록으로 받은 시디에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LBA1은 처음 감옥에서 게임을 시작하는데 감옥을 탈출하는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 LBA1 정도의 그래픽은 정말 혁신적인 것이어서 감옥을 탈출한 다음 쓰레기차를 몰래 타고 도망가는 주인공을 보면서 꼭 완전판을 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그리고 시간을 흘러 LBA2는 국내에 정발이 되고 LBA2를 해본 뒤에 LBA1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더욱 커졌다. 그런데 막상 후에 LBA1을 구하게 되어 윈도우 패치까지 받고 게임을 해봤으나 플레이 3~4시간만에 결국 게임을 접고 말았다. 그 말로만 듣던 악명 높은 세이브 시스템[각주:1] 때문에 도저히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결국 아직도 LBA1은 내 컴퓨터 하드 디스크 구석 어딘가에서 잠자고 있다.

1994년에 등장한 LBA1, 주인공 트윈센이 감옥에서 탈출하고 있다.


 LBA1과 마찬가지로 LBA2 역시 게임 잡지 부록에서 처음 데모 버젼을 접하게 되었다.(그 당시에는 게임 잡지 부록으로 유명 게임의 데모 버전을 시디에 넣어주고는 했다.)데모 버전은 게임 내에 존재하는 숨겨진 섬에서 보혹막을 얻어서 탈출하기 까지의 내용을 플레이할 수 있게 해 놓았는데 난 단 10분 만에 LBA2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LBA2가 나오면 바로 LBA2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LBA2가 우리나라에 정발되게 된다. LBA2가 나올 당시 각종 게임잡지들은 LBA2의 발매에 대해서 모두들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LBA2가 그 당시 최초로 풀 폴리곤 시스템을 사용하지만 의외로 사양은 그렇게  높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나는 그 당시 중학생이었는데 시험이 끝나는 날 게임 가게에 들러 LBA2를 산 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집에 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난다. LBA2는 정말 나에게 너무나도 환상적인 게임이었다. 그래픽, 게임성, 스토리 모두가 최고였다. 단, 영어의 압박으로 스토리는 2% 부족하게(솔직히 98% 부족했다.) 이해했지만 게임 잡지에서 대략적으로 스토리를 설명해주었기에 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법사가 되기 위해 초반에 방문하는 사막의 섬. 이 섬에는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숨겨진 섬이 존재한다.



 게임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트윈센이라는 주인공이 자신이 살고 있는 행성을 교묘하게 침략하려는 외계인에 맞서 행성을 구해낸다는 내용이다. 행성을 구해내는 과정 속에서 트윈센은 마법사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 마법사가 되기 위한 세 가지 테스트를 통과하기도 하고 벌이 사는 행성에 방문해 결투를 벌이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별을 침략하려는 외계인의 행성에 침투해 적들과 싸우면서 그 외계인들의 배후가 서서히 드러나기도 한다. 이러한 스토리 자체는 조금 진부할 수 있지만 게임 중간중간 퍼즐처럼 구성되어있는 맵들 덕분에 이러한 단점은 모두 커버된다. 특히 게임을 진행하면서 하나씩 업그레이드 된 아이템 또는 무기 들을 얻고 이를 이용해 적과 싸우고 퍼즐을 풀어가는 것 재미는 단연코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LBA1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세이브 시스템이 개량되어 필드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세이브 할 수 있게 변하였다. 물론 이러한 세이브 방식으로 인해 게임의 난이도는 대폭 하락했으나 그래도 게임 자체가 워낙 재미있기 때문에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필자의 경우 같은 게임은 가능하면 (온라인 게임이 아닌 이상) 절대 2 번 이상 플레이 하지 않는다는 것이 필칙인데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엔딩을 두 번이나 보았다.[각주:2]

게임 중간에 들르는 벌들의 왕국. 여기서 벌어지는 결투에서 승리하고 여왕벌로부터 선물을 받는다.



 물론 이 게임이 아직도 내 머리 속에 강하게 각인되어있는 이유는 이러한 액션 어드벤쳐라는 장르의 게임을 처음 접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요즘 범람하고 있는 게임 속에서 이렇게 아기자기한 재미를 가지고 있는 게임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최근에 나온 게임 중에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게임으로는 '비욘드 굿 앤 이블' 정도가 있는 것 같다. 자신이 정말 게임 속에 융화되어서 내가 마치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것같은 느낌을 주는 게임이야말로 최고의 게임이며 이 것이 다른 영화나 소설이 아닌 게임만이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장점이 아닐까? LBA2는 분명 나를 트윈센과 혼동하게 만들어준 최고의 게임이다.

제목 : Little Big Adventure2(Twinsen's Odyssey)
발매년도 : 1997년
제작사 : Adeline Software International
장르 : Action Adventure



사진 출처 : 구글에서 검색






  1. LBA1의 세이브 시스템은 오토 세이브와 세이브 파일을 복사하는 시스템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우선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은 특정 이벤트가 지나가거나 필드가 넘어갈 경우 자신의 세이브 파일에 무조건 자동 세이브가 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그 세이브 파일을 복사한채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어디서 강제 세이브가 되는지 알 수 없어서 강제 세이브를 수없이 많이 해야 할 뿐 아니라 설사 이렇게 수고를 감수하고 세이브를 되돌린다 해도 적에게 맞은 체력 같은 것은 세이브 전과 똑같다는 것이다. 이 해괴한 세이브 방식은 LBA1을 해본 플레이어라면 다들 한 번씩 욕을 퍼부었을만한 시스템이다. 만약 이 세이브 방식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한 번 LBA1을 플레이 해봐라. 아마 1시간만에 입에서 욕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신은 성인군자임에 틀림없다. [본문으로]
  2. 이 게임 외에도 고블린2 역시 엔딩을 두 번 보았다. [본문으로]

앞으로 나의 게임 이야기를 연재해보려고 합니다. 글은 일주일에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 올릴 생각이고 그 동안 플레이했던 게임들을 조금 편하게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아니.. 사실 하나도 없을 수도 있지만 한 번 시작해봅니다. Ready Set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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